정부가 주가조작과 불공정 거래로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세금을 탈루한 세력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해 수천억원 규모의 탈루 세금을 적발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와 관련된 탈세 행위에 대해 집중 세무조사를 진행한 결과, 총 6155억원의 탈루 금액을 확인하고 이 가운데 2576억원을 추징했으며 30건에 대해 검찰에 고발 조치를 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주가조작을 목적으로 허위 공시를 한 기업 ▲이른바 ‘먹튀’ 기업사냥꾼 ▲상장사를 사유화해 사익을 챙긴 지배주주 등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한 27개 기업과 관련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과정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처럼 허위 공시를 한 뒤 자금을 빼돌린 사례가 확인됐다. 한 제조업체는 직원 명의로 신규 회사를 설립하고 출자금과 대여금 명목으로 약 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실제로는 투자금을 유출하기 위한 페이퍼컴퍼니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회사의 신사업 계획은 허위로 밝혀졌고 주가는 크게 하락해 결국 상장폐지에 이르렀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상장폐지 위기를 피하기 위해 코로나19 당시 수요가 높았던 의료용품을 판매한 것처럼 허위 매출을 만들어 실적을 부풀린 기업도 적발됐다. 해당 기업은 직원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를 이용해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기업사냥꾼의 불법 행위도 확인됐다. 사채업자인 한 인물은 상장사를 차명으로 인수한 뒤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해 가장매매와 통정매매를 반복하며 수십억원의 부당이익을 얻었다.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소액주주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상장기업을 사적으로 이용해 가족에게 이익을 몰아준 사례도 있었다. 한 기업의 대주주는 내부 정보를 활용해 자녀에게 주식을 미리 증여한 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시키는 방식으로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자녀들은 1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얻었지만 증여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상장사가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비상장 회사에 자금을 낮은 이자로 빌려주거나, 주식을 시세보다 크게 낮은 가격에 자녀에게 넘기도록 유도해 부당 이득을 얻게 한 사례도 적발됐다.
정부는 이러한 행위가 자본시장 질서를 훼손하고 소액주주 피해를 키우는 중대한 범죄라고 보고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은 “앞으로도 주가 급변이나 비정상적인 거래 패턴 등 주식시장 전반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불공정 거래를 끝까지 추적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해 변칙적인 지배력 이전 여부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