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 병력이 러시아에 주둔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것이다.

북한군 규모 관련 엇갈린 주장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으로부터 "6천명씩 2개 여단의 북한군 병력이 러시아에서 훈련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추정치를 인용해 현재까지 약 2천5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된 것으로 보고했다.

우려되는 안보 영향

오스틴 장관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 사태가 유럽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다만 북한 병력의 구체적인 규모나 향후 추가 파병 계획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피했다.

러시아 '입꾹'

러시아 정부는 오스틴 장관의 이번 발언에 대해 아직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러시아가 이달 초까지만 해도 북한군 파병설을 전면 부인했으나, 최근에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모호한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신중한 접근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한국 국가정보원의 북한군 파병 발표와 관련해 "미국은 특정 정책 영역과 관련해 어떤 것을 보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 전에 자체적인 프로세스와 자체적인 평가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