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TV 시청이 치매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바이오뱅크 프로젝트에서 진행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하루 5시간 이상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치매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37세에서 73세 사이의 건강한 성인 40만 7천여 명을 대상으로 1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 시작 당시 참가자들은 뇌 질환이 없었으며, 평균 TV 시청 시간은 하루 2.7시간이었다.
연구진은 TV 시청 시간에 따른 뇌 질환 발병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TV를 하루 3~5시간 시청한 그룹은 1시간 이하로 시청한 그룹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15% 높았다. 더 충격적인 것은 5시간 이상 시청한 그룹의 경우 치매 위험이 무려 44%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TV 시청은 치매뿐만 아니라 다른 뇌 질환과도 연관성을 보였다. 5시간 이상 TV를 시청한 그룹에서는 뇌졸중 위험이 12%, 파킨슨병 위험은 2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미국 과학자 조직인 NAS의 12년 추적 연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NAS 연구에 따르면 하루 4시간 이상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치매 발병 위험이 24% 높았다.
중국 톈진 의과대학 연구팀은 장시간 TV 시청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자세히 분석했다. 그 결과 TV를 5시간 이상 시청할 경우 회백질이 감소하고 기억 중추가 작아지는 현상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TV 시청이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랜 시간 앉아서 하는 행동이 근육 활동을 위축시키고 에너지 소모를 줄여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뇌 혈류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