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닷컴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내년 2월 27일부로 국내 사업 철수를 예고한 가운데 트위치의 공백을 누가 채울 것인지에 대해 시장의 주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의 출시를 본격화하면서 트위치의 대체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치지직의 베타 서비스를 이용한 유저들은 치지직이 생각보다 선방했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또한 트위치와 경쟁해 왔던 아프리카TV는 사명 변경 등 리브랜딩 마케팅을 통해 기존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사업을 확장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트위치 한국 사업 접는다... 내년 2월 27일부로 모든 서비스 종료

트위치가 한국에서의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말부터 한국에서의 모든 트위치 서비스가 중단될 예정입니다.

2023년 12월 5일, 트위치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 수년간 한국에서의 사업을 계속 지속할 방법을 모색했지만, 결국 한국에서의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라면서 "그동안 트위치 플랫폼에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생계를 의존해오던 한국 스트리머들에게 이번 결정이 큰 실망을 줄 것임을 깊이 인지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음 날인 12월 6일,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트위치 이용자들에게 한국에서의 사업 철수 배경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한국 망사용료가 해외보다 10배나 비싸 감당할 수 없다”고 직접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트위치가 비단 망사용료 부담 때문에 한국 시장을 떠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선입니다. 실제로 국내 통신사들이 통상적 수준을 벗어나 해외보다 10배씩 비싸게 망사용료를 받아왔다면, 즉각 공정거래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트위치가 진작에 시정을 요구했어야 한다는 법조계 해석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트위치는 스트리머와 광고주 이탈로 핵심수익인 광고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국내 시장 경영상황이 상당히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트위치 주장의 사실 여부를 떠나, 망사용료를 언급한 결과는 트위치에 상당히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갑작스럽게 한국 시장을 철수함에 따라 트위치가 응당 받아야 할 스트리머와 이용자들의 불만을 피해 가면서, 이들을 보호하고 적절한 보상을 할 책임으로부터도 멀어졌기 때문입니다.

사실 트위치의 시장 철수는 그동안 트위치를 통해 수익을 벌어왔던 스트리머들에게는 무책임한 행위일 수밖에 없습니다.

 

네이버 ‘치지직’으로 빈자리 채운다

2달 후 트위치 서비스가 종류됨에 따라 그 빈자리는 누가 채울지에 대한 관심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2023년 12월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2시부터 치지직 베타 서비스가 오픈됐습니다. 서비스가 열리자마자 침착맨, 릴카 등 대형 인플루언서들도 치지직을 통해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네이버는 게임 방송에 적합한 이용자인터페이스(UI)와 커뮤니티, 후원 기능 등을 치지직에 탑재했습니다. 최대 1080p 60fps, 비트레이트 8Mbps 등 고화질 해상도나 주문형비디오(VOD) 다시 보기, 텍스트 투 스피치(TTS) 보이스 후원 등의 기능이 제공됩니다. 스트리머들과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화질에 대한 호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치지직이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1080p 해상도를 지원해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내년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트위치는 국내에서만 해상도를 720p로 제한했었고, 경쟁 플레이어인 아프리카TV는 고화질 방송을 시청하려면 이용자의 PC 리소스를 소모하는 그리드 기반 전송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습니다.

다만 치지직도 나중에 그리드 전송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은 나옵니다.
 

치지직 최대 강점은 '네이버'와 연동.. "네이버페이 포인트 쌓인다"

네이버의 치지직은 스트리머가 운영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 구독 기능과 후원기능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치지직 내 재화인 '치즈'를 통해 스트리머를 후원할 수 있고, '치즈'는 네이버페이로 구매가 가능합니다.

치즈 결제 시 작지만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일정 금액이 쌓인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어차피 결제할 거였는데 페이 포인트까지 적립되는 건 좋은 거 같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도 따랐습니다.

또, 네이버 자체 서비스라서 VIBE와 네이버 스포츠의 콘텐츠를 저작권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구독이나 후원도 네이버페이로 연동해 결제할 수 있는 기능 외에, 네이버 멤버십 서비스와도 연계될 것으로 보입니다.

 

치지직, 개선점도 다수 지적됐다

반면 개선점도 다수 지적됐습니다. 일부 채팅이 노출되지 않고 사라진다거나 채팅창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내용이 대표적입니다. 

치지직 자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또 게시판에는 다양한 이슈가 시시각각 올라오며 게임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날 "물의를 빚은 스트리머가 베타 테스트 스트리머로 선정됐는데 퇴출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자 다수 이용자들은 댓글을 달며 의견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네이버는 치지직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스트리머들을 유입하는 데 힘쓸 예정입니다. 내년 2월에는 △스트리머 채널 구독 기능 △방송 탐색 페이지 △영상 후원 등 기능도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트위치 '스트리머' 싹 다 네이버로?… “절대 안돼” 반격 나선 아프리카TV

네이버 치지직에 맞서 업계 2위인 아프리카TV도 트위치 스트리머와 이용자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트위치 계정 연동입니다. 스트리머와 팔로워가 트위치 계정을 연동하면 자동으로 아프리카TV 내에 매칭이 이뤄지며, 트위치 계정으로도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또 트위치에서 넘어온 스트리머에 대한 전용 혜택도 제공합니다. 내년 1월 말까지 전환한 스트리머의 경우 트위치에서 방송한 시간을 최대 400시간까지 인정해 줍니다. 이 경우 아프리카TV에서 추가로 100시간 방송하면 500시간이 인정돼 '베스트 BJ' 신청 조건을 충족하게 됩니다.  아울러 트위치에서 넘어온 스트리머는 트위치 계정 연동 이용자들에게 우선 노출하고, 스트리머 구독자 10만명에게는 1개월 무료 구독권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아프리카TV는 최근 '숲'(SOOP)으로 플랫폼 명을 변경하는 리브랜딩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별풍선'이나 'BJ'(1인 미디어 진행자) 등의 명칭도 변화가 있을 전망입니다. 

그간 아프리카TV는 일부 BJ들의 일탈로 여러 논란을 낳았고 별풍선의 사행성 조장 등의 구설수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축적된 상황입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시장이 급변하는 시기에 맞춰 아프리카TV가 이미지 변신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증권가 "트래픽은 치지직, 일부 카테고리는 아프리카TV 강세 예상"

현재 증권가에서는 트위치 이탈에 따른 수혜자 찾기에 분주합니다. 대부분의 반응은 네이버가 트래픽을, 여성 BJ 캠 방송 카테고리(여캠)나 R등급(제한 조건부 허가등급) 게임방송 등 일부카테고리는 아프리카TV가 흡수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트위치 트래픽의 대부분은 치지직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러나 실적 기여도가 높은 여성 BJ 캠 방송 카테고리 스트리머 이적 비중이 크다면 아프리카TV도 유의미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국내 트위치 월간 이용자 수는 약 246만명으로 이중 게임, 스포츠 등 대다수 트래픽은 네이버로 이동하겠지만, 여캠 등 일부 카테고리에 속하는 스트리머는 아프리카TV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이에 따라 아프리카TV는 트위치 전체 트래픽 중 약 10~20%의 흡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치지직이 잘 되야 아프리카도 배짱장사 못하고 점점 개선되는거지", "치지직의 가장 큰 장점은 아프리카가 아니라는거임", "네이버TV로 할 것이지 치지직이 뭐냐 이름 없어 보여", "베타끝나고 스포츠처럼 프로그램 설치하라고할수도있음"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