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때 덩치 큰 양아치 한 명이
나한테 축구팀을 만들자고 제안함.
당시 찐따 그 자체였던 나는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애' 가 그런 제안을 해줘서 기뻤음.
근데 유니폼을 자체 제작하기 위해서는
1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거임..
난 아무 의심도 안 하고
그간 모은 용돈 + 학원비 두 개 꽁쳐서
바로 그 양아치한테 갖다 바침.
당연히 축구팀 만든다는 건 개소리였음.
돈을 달라고 말했지만
"아 X발 좀 기다리면 준다니까.. 되게 보채네.."
이러면서 한 대 치려고 하더라.
그래서 딱 한 가지 방법이 생각났는데
집 앞 인력사무소가서 노가다 하는 거..
용돈은 상관없는데 학원비를 매꿔야 했음.
첫 출근했는데 노가다 아재들이,
"학생인데 왜 벌써부터 노가다하니?"
라고 물어보길래 안 볼 사이라 솔직하게 다 말함.
그랬더니 아재들이 너도 나도
한 마음 한 뜻으로 도와준다고 하더라.
이름만 말해주면 알아서 받아준다고 함.
근데 다음날 하이바 쓴 아재들이
그 양아치놈 붙들고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야 이 덩어리 시키야, 이 동네
다리 건너면 다 아는 거 몰라?"
"그러게요 ㅋㅋ X파꺼 100이면
노래방이 몇 번인교~ X바꺼~ ㅋㅋ"
"오늘까지 입금하고 빨리 끝내자"
솔직히 아재들 몰골이 너무 그지꼴이라
든든하기 보다는 창피한 마음이 컸는데
진짜 돈을 받아주긴 하더라.
근데 오늘 나 때문에 노가다 못 갔다고
본인들 스스로 수고비 10씩 총 40 챙겨가더라.
그래도 반 이상 건져서 좋았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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